급하게 영어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 시험을 앞두고
필수로 제출해야 했던 토익성적 800점대를 위해 벼락치기라 해도 좋을만큼 두어달을 파고들었다.
전공이 관광영어라고는 하지만 2년제 기술학교 수준을 졸업했고
학문적으로 깊이 공부했다기보다는 관광실무 공부가 위주였던터라 영어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
거참..
나는 머리가 왜 문법쪽으로는 그렇게도 안돌아 갔던지..
중고등학교 시절에 시험을 보면 문법은 거의 찍어 맞추기 일쑤였고 노력을 해도 어쩐일인지 이건 완전 잼병.
나의 실력을 점수로 환산해 등급이 매겨진다는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안고
일단 집에서 독학 하기로 결정! 아무것도 없이는 안되겠지 싶기도 하고
생전처음으로 보는거라 토익시험에 관한 체계라도 알아야 하니 부랴부랴 서점으로 달려가 책 한권 달랑 쥐고 나왔다.
평소에 영어에 관심이 많아 영화나 드라마도 많이보며
스크립트를 통째로 몇번이고 되풀이해 받아 적으며 입으로 그들의 발음과 최대한 가깝도록 소리내어 읽고
청취력 향상에 도움이 될까하여
초반에는 뭐라고 솰라솰라 하는지도 모를 CNN을 끊임없이 틀어놓는등 나름대로 꾸준한 노력을 해온지라
여기에 조금만 더 실력을 보태면 내가 원하는 점수대인 900점도 가능하지 않을까 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으므로 가장 취약하다고 생각했던 문법쪽도
집중력을 더 높이면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을까 했건만
나는 왜 이런걸까..안되는건 안되는가 보더라,
그래도 단 한가지 자신이 있었던건,
영어선생님처럼 누가 이건 왜 이런가 하고 물어보면 거기에 대한 답변을 해 줄순 없지만
왠지 정답은 문맥상 이거일수밖에 없다 라고 생각하여 찍은 답이 거의 다 정답이라는거.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는 모르겠지만
평소에 영화/드라마/뉴스 같은 미디어를 많이 접하고
다양한 패턴의 문장을 통째로 외우는 식의 공부를 했기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은 정도로만 설명이 된다.
내가 나이가 좀 있어 시험장에 가면 제일 노땅이 아닐까..
전부 어린 학생들만 있는거 아닌가 했는데 다행히 내 또래의 중년들도 있어 위안이 되었다.
몇년전 일이지만 아직도 그 싸했던 시험 당일 심장의 쿵쾅거림을 잊을수 없는데,
나에게는 그때 첫시험,
반드시 800에서 900점을 받아야 시간낭비를 하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얼마나 떨렸는지 모른다.
아마 이런 머릿속이 하얘지는 긴장감 때문에
집에서 풀어보면 충분히 맞추고 확실히 아는것도 제대로 풀지못해 실수를 하여 제대로 실력발휘를 못하는 사람들도 많을것 같다.
요즘은 만점도 많고 하여 어디 자신있게 내보일만큼 대단한 성적표는 아니지만 그래도 내 수준에서는 최선의 결과였다.
암튼,
이제는 다시 치를일 없는 토익 시험,,
원래 목표로 했던 800점대에서 960점이라는 더 높은 점수를 받아 기분이 째질듯 좋았고 몇달간 들인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그 성취감에 한동안 들떠있었던 좋은 기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