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술이 제 20대 후반즈음이었는데 그때는 주위에 하는 사람도 많이 없고 정보도 많이 부족했지요. 어린 나이에 뭐에 홀린듯 충동적으로 오늘 생각하고 내일 하다시피..진짜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럴수 있었나 싶군요,
옛 이야기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마음만 아프고 상처가 되는지라 자세한 언급은 할수없지만 암튼 하고 난지 몇달뒤 왼쪽으로 구형구축과 리플링이 심하게 왔더랬습니다. 몸집이 작고 흉곽도 작아 A컵에 무리하지 않고 (요즘은 아무도 이정도 작게는 안하는거 같은데) 175cc 정도? 정확하진 않지만 200 미만이었는데요,
무조건 개인 체질탓이라며 재수술을 안해주겠다는걸 친구가 도와주고 해서 어찌어찌하여 보형물 교체로 1년여 뒤 받았지만 역시나 구축과 리플링이 없어지지 않았어요.
더 이상의 전신마취 수술도 받고 싶지 않고 그냥 내 팔자려니..하고 그냥 살기로 했지만, 제 평생 콤플렉스로 여겨져 받고 나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사라질줄 알았던게, 돌덩이처럼 굳어진 가슴을 끌어안고 살려니 이게 오히려 제2의 콤플렉스가 되어 이성을 만나는 일도..대인관계도 어렵고..항상 우울했었답니다.
수백에 달하는 돈을 내고 돌덩이를 얻었지만 그래도 혹여나 시간이 지나면 좀 괜찮아 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속에 몇년이 더 흘렀지만 나아지지 않았네요, 생활에 바쁘고 잊고 지내기도 하고 그러다 수술한지 십여년 즈음에 완전한 제거를 결심하고 다른 곳에서 보형물 제거수술을 받았습니다.
당시 쓰였던 보형물이 하이드로겔이라고, 최근에 알아보니 이게 사용금지되었더군요. 진짜 깜놀했네요..그때 당시만해도 식염수를 대체하는 획기적인 어쩌구 하며 그랬는데 말이죠.
저처럼 문제가 있어 제거하지 않았어도 오래 두심 위험한 수준인것 같던데 저는 그런건 모르고 그냥 더이상 문제있는 가슴 가지고 사는게 힘들어서 뺐던건데 지금 생각해보면 다행이다 싶네요,
뺐을때의 통증은 첫수술때의 5분의1?도 안될만큼 적었고 회복 역시 빨랐어요, 같은 겨드랑이 절개로 제거했는데 수술후에 가슴 모양이 크게 이상해지거나 그런것도 없었네요, 오히려 약간 살이 늘어나서 조금더 커 보인다는 느낌? 그리고 10여년의 세월이 흐른만큼 약간 처진 정도?
재수술을 하며 다시 보형물을 넣는건 생각도 안했고 고려 대상도 아니였는데 올해로 5년여가 다시 흘렀는데 이제 30대 후반에 접어들고 가슴에 대한 미련은 없다 생각했는데 아니었군요, 여기저기 알아보니 최근에 수술방법도 많이 발전한거 같고 최대한 부작용을 줄여 안전하게 하는 곳이 많다하여 다시 고민 시작.. 그렇게 하루에도 몇번씩 마음이 바뀌며 수많은 생각을 하기를 다시 2년여,
최근에 가족을 잃은 크나큰 상실감에 이 너매 세상,이제 아무래도 좋다..하는 심정도 있었던거 같고, 이 참에 휴직으로 집에서 쉬고 있으니 이때 아니면 다시 시간을 내기도 어려울것 같고..더 나이 들면 더더욱 못할것 같아 고심끝에 다시 재수술을 해보기로 했답니다.
2년여를 고민할때 틈틈히 알아봐 두었던 정보로 나름대로 결정을 하여, 기운도 없으니 상담도 여기저기 다니지 않고 그냥 한곳에 바로 가서 날짜 잡고 했네요.
보형물이 이미 가슴 안에 없는 상태고 시간도 5년이 흘러 상처도 아물었을것 같아 재수술이 아니라 첫수술로 간주될줄 알았지만 아니었고 비용도 추가로 몇백 더.휴...전혀 예상을 못했던건 아니지만 각오를 하고 있었기에 그냥 하겠다고 하곤 수술을 받았습니다.
처음에 겨드랑이 절개(겨절이라고 하죠)로 했었는데 이번엔 그게 안되고 밑선절개로, 또 출혈이 많을 경우 피통을 차고 있을수도 있다 등등의 안내를 받고 벨라젤로 했습니다. 이게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현존 가장 좋다는 모티바로 하고 싶었지만 재수술 비용이 추가되는 바람에 거의 모티바 첫수술과 근접하는 가격문제로 어쩔수 없었네요,
진짜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벨라젤과 세빈에서 나온 마텍 둘중 잠깐 고민 했는데 마텍이 팩안에 충전률이 좀 낮은 편이라 저 같은 마른 신체조건에서는 리플링이 올 확률이 더 많다는 말이 있었는데 선생님에게 물어보니 그렇긴 하다고 하셔서 수술 당일 최종적으로 벨라젤로 결정하고 들어갔습니다.
어짜피 근육안에 보형물 들어가면 촉감은 다 거기서 거기고, 살 얇고 없는 작은 가슴은 여러 부작용 부담이 뭘로 하든지 간에 있겠지만, 한번 구축과 리플링을 다 경험해 본 저로썬 할수만 있다면 위험부담을 최대한 줄이고 싶었네요.
전신마취로 들어가 수술이 끝나고 눈을 떠보니 회복실이던데, 첫수술 겨드랑이 절개때와 달리 손가락이라도 움직이고 팔 쓰임도 제법 되더군요.
저 처음에 진짜 거짓말 아니고 침대에서 오줌을 쌌었어요..ㅠ...그냥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아예 시원하게 쌌습니닷!!!
혼자 살고 옆에 사람에 없어 수술후 무통 주사 꼽은채로 집에 갔다 자는둥 마는둥 하루를 보내고 일어 나려는데 그 통증이란게...이거 뭐 말로 표현할수 없을만큼 생전 처음 겪어보는 무시무시한 정도라 도저히 일어나 화장실에 갈수 없었거든요,
오후에 집으로 보러 오기로 했던 친구가 있어서 그나마 밥이라도 얻어먹고 시트도 갈고 했지 아니었으면 어쩔뻔 했던겨..!
팔이 침대에 붙어 떨어지지 않고 진짜 손가락 하나 움직일수 없었는데..그에 비하면 밑선절개는 다르더군요, 그렇다고 해서 통증이 아예 없다는건 아니지만, 이미 가슴수술의 그 어마한 통증을 알고 있어서 그랬던가 수월히 회복 중이고 지금 6일차를 맞고 있네요.
생각했던대로 피통? 암튼 그 오른쪽 선 하나 왼쪽 하나 연결된 배액관과 피주머니를 차고 매일 혈액량 체크했는데 5일간 50ml 이하로 내려가지 않다가 어제 피 색깔도 많이 연해지고 30ml 나와서 병원가서 제거하고 왔는데, 마취없이 구멍난데를 꼬매가지구 쫌?! 따끔했네요 허허~
아직 콕콕 쑤시고 가끔씩 칼로 베는듯한 통증이 왔다갔다 하고 붓기도 가라앉지 않았지만 회복면에선 확실히 밑절이 좋은것 같아요. 저는 이제 흉터 걱정할 나이가 아니라 크게 맘에 부담도 없고 해서 말이지요.
회복실에 있을때 선생님을 만났는데 첫수술때의 피막이 보형물 제거수술했을때 없애지 않았는지 그대로 있었다고 하더군요..정신이 없어 네..하고 말았는데 다음에 가면 더 자세히 물어봐둬야겠어요. 지금이야 피막이니 뭐니 하며 용어들을 알지만 예전엔 뭔 말인지 ㅋ~
쓰다보니 저는 참 말이 많은 사람이네요, 뭐 두서도 없고 그냥 현재 생각나는대로 느낌을 적어두려 하고 있습니다. 아직 회복도 진행중이고 가슴수술이란게 한두달 안에 결과물이 나오는게 아니라서 말이지요.
개인 블로그이고 사진도 올리고 싶지만 이 포스트 썸네일에 제 멍든 가슴이랑 피통이 인터넷에 떠나니는건 침대에 오줌 싼것 만큼 끔찍하므로 패쑤! :)